사람을 연꽃에 비유하는 종교들이 많습니다. 연꽃이 어둠과 진흙 속에 싹이 터서 햇빛을 향해 꽃이 피기 때문입니다. 연꽃이 땅과 하늘에 걸쳐서 성장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연꽃이 있고 전 생애에 걸쳐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꽃이 만개하는데 반해 피어나지도 못한 채 시들어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기개념이 부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부정적 자기개념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 능력, 외모 등이 남들보다 못하고, 무가치하고 보잘것없다고 여깁니다. 마음 안에 늘 열등감, 수치심이 가득하고, 성취동기가 약합니다. 비관적이고, 소극적이고, 남의 눈치를 봅니다. 이런 부정적 자기개념은 외부의 영향을 받아,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그러고 이런 개념은 부분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못나거나 잘난 모습들은 모두 사람에게 속한 일부분이지, 어느 한 부분이 전체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어째서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자신에게 매몰되어 있을까요?
자신의 못난 모습에만 계속 초점을 두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는 못난 자신의 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알아차리고 흘려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는 지각이 길어지면 점차 그 근원이 어디인지 통찰하게 되고,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개념이 형성됩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자기인정입니다. 인정하고 인정받는다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때로 독이 되기도 합니다. 조종의 악순환에 걸려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자신의 의견보다 중요시할 경우 인정받지 못하면 우울해지고 자기비하와 자책감에 빠지게 됩니다.
인정받으면 기쁘지만, 인정을 필요로 할 때 받지 못하면 온몸에서 기력이 빠져나가면서 무너져 내립니다. 그때가 바로 자기파괴적인 힘이 끼어드는 순간입니다. 인정을 구하는 일이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될 경우 자신의 상당 부분을 외부인에게 내맡기는 꼴이 되어버립니다. 의욕상실, 무기력, 자기거부는 김빠지고 시시한 자아상을 만들어냅니다. 의견의 읠치를 볼 때만 안심하고, 다를 때는 불안해서 입장을 수시로 바꿉니다. 비난을 감당하기보다 동조하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속편한 것만 행하면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평가를 자기 의견보다 차츰 높게 받들게 되고, 이것은 헤어나기 힘든 수렁이자 덫으로 변합니다. 누군가를 인정해주는 것은 매우 교묘한 조종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그의 가치가 타인에게 내맡겨져서 다른 사람들이 동조하지 않으면 허깨비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인정욕구가 기본인 사회에서 사람을 가치 없게 만드는 것은 정신적 살인행위와 다를 바 없습니다.
자신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이 고개를 가로저어도 의연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다른 사람의 통제로부터 벗어날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런 행동은 바람직하지만 자주 이기적이다, 무관심하다. 제멋대로다 등의 꼬리표가 붙기도 합니다. 사람을 종속적으로 매어두려는 무의식적 욕구가 깔려 있는 꼬리표들입니다. 조종의 악순환을 이해하려면 우리 문화가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라는 메시지를 얼마나 많이 쏟아내고 있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의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존성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병적인 의존성과 건강한 의존성입니다. 병적인 의존은 유아가 엄마에게 기대듯 전능한 존재가 전폭적인 애정을 보여주고, 자신의 문제를 즉각 해결해주기를 바랍니다. 이런 사람들은 "너 없이는 살 수 없어"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끊임없이 자기 곁에 있어주기를 바랍니다. 병적으로 의존하는 관계는 서로에게 위험합니다. 이런 관계에 고착되면 내면의 좋은 성향을 발전시킬 수 없고, 성장하기도 어렵습니다. 좌절을 맛보고 홀로 세상에 버려진 느낌을 받아들여야 심리적으로 독립하는 첫걸음을 딛게 되는데, 두려움 때문에 늘 뒤로 주춤거리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똑같은 힘겨운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거뜬히 버텨내는데, 어떤 사람은 좌절감, 무력감에 빠져서 허덕입니다. 심리적인 힘의 차이 때문입니다.
심리적인 힘은 육체적인 힘과 유사합니다. 심리적인 힘을 키우려면 우선 자기에게 필요한 욕구들을 적절히 충족시켜야 합니다. 자기 자신과 우호적이고 건강한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즉, 자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내재아와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합니다.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가져야 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심리적인 힘을 키우면 자신의 필요를 조화로운 방법으로 충족할 수 있습니다. 외부적인 스트레스를 건설적으로 다루고, 일상의 경험 안에서 만족과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그러나 훈련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자극에 필요 이상의 압박을 느끼고, 심리적 갈등과 스트레스에 쉽게 영향 받아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자기 힘을 키우지 못하고 헤매는 걸까요? 심리적인 힘을 키우기보다 외부 대상이나 외부 환경을 바꾸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힘없는 사람이 밥 먹을 생각은 안하고 '집이 마음에 안 든다. 밥하는 사람 때문에 밥을 못 먹겠다' 면서 투정하고 트집 부리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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